한우현

Woohyun Han

나는 자연의 풍경을 나무에 새겨왔다. 물의 흐름이나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단단한 목재 위에 조각하며, 움직임을 고정된 형태 안에 담아내고자 했다. 허나 이번 작업에서 시선은 나무 자체로 향한다.

나무는 벌목되고 재단된 이후에도 살아 있는 재료다. 결의 방향과 함수율, 주변의 온도와 습도에 따라 끊임없이 팽창하고 수축하며, 스스로 형태를 바꾸려는 성질을 지닌다. 그러나 목공은 오랫동안 이러한 움직임을 제어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뒤틀림을 막고, 갈라짐을 피하며, 재료를 곧고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하나의 규범이었다.

이번 작업들은 그 규범을 거꾸로 따라가본다.

나무를 얇게 켜내고, 결의 방향을 비틀어 재단하기도 하고, 한쪽 면에 의도적으로 수분을 더하거나 태워본다. 재료를 통제하기보다 나무가 가진 성질이 드러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게 단단했던 목재는 탄성을 갖게 되고, 바람과 습도, 시간에 반응하며 끊임없이 흔들린다.

변화하는 상태를 온전히 받아들인다.

나무를 다루는 다양한 고정관념을 살짝 벗어나본다.

Education

2026 석사,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목조형가구학과, 서울

Awards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입선
2023 대한민국 미술대전 디자인·현대공예부문, 특선

Selected Exhibition

2026 <하나의 나무, 무한한 관점>, 서울 / 블루캐비닛 갤러리
2025 <공예풍:경(工藝風:景)>, 서울 / 서울공예박물관
2025 <낯선 형상 : 도착의 조각들>, 남원 / 미도탕 문화저장소

김승기

Seungki Kim

작업을 하는 과정은 어딘가 춤을 닮았다.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가 한껏 뒤로 물러서고, 조각을 이리저리 대어보며 눈을 게슴츠레 뜨기도 한다. 어떤 작업이든 한 번에 마음에 들게 끝나는 법은 없다.

3D 프린팅 패브릭 역시 마찬가지다. 패턴을 출력해서 이렇게 저렇게 살펴보고, 0.2mm의 두께를 조정하고, 다시 1도의 기울기를 바꿔 출력해 떼어낸다. 누군가 곁에서 본다면 타임랩스 영상을 틀어놓은 것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돌아보면 나의 삶도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찾아 수없이 움직이고 흔들려온 과정이었다. 과학과 예술, 대기업의 안정과 장인의 삶 사이를 오가며 여전히 이리저리 대어보고 있는 중이다. 삶과 작업 방식이 이토록 서로를 닮아있다는 사실은 제법 재미있는 프랙탈 구조처럼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이번 전시는 그야말로 흔들림의 정수였다. 명확한 형태 없이 모티브와 대략적인 느낌만 품은 채, 재료를 휘고 겹쳐가며 현장에서 함께 형태를 잡아나갔다. 마음에 드는 모형이 나오지 않을 때면 우현 작가와 작업장 바닥에 털썩 앉아 "이제 어떻게 하지?" 하고 한참을 가만히 서성였다. 그렇게 나눈 긴 시간 끝에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물론 지금의 결과물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완벽이라는 게 정말 존재하긴 할까.

끊임없이 흔들리며 형태를 찾아가고 변해가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나도, 나의 작업도 끊임없이 흔들리며 어쨌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ducation

2019 박사,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대전

Experience

2026 – 한양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2022 – 25 3D, AI 스타트업 리콘랩스 크리에이티브디렉터

Selected Exhibition

2025 <PRPT SET : Vault Service II>, 서울 / 성수 WZ스튜디오
2021 <ZER01NE Day : Playground>, 서울 / 원효로
2021 <내일의 예술전 : 뉴미디어 아트 선정작가 12인>, 예술의전당